2018. 12. 2. 16:02ㆍ투자와 경제/경제용어
앵커링 효과 1. 의미
협상학에서는 이를 앵커링(Anchoring)이라 한다.
앵커(Anchor)는 우리말로 '닻'이란 뜻.
협상학에서 말하는 앵커링이란
내가 제시하는 처음 정보가 인식의 닻 역할을 하여
상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 최철규, 협상의 신
즉, 협상을 할 때
처음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협상 시 어떤 말로 시작할지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앵커링 효과 2. 실험
앵커링 효과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실험을 소개하겠습니다.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는 저서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기러기 새끼가 태어나서 처음 본 움직이는 물체를
엄마라고 판단하고 따라다니는 사례를 소개하고
인간의 심리에도 이와 같은 구조가 있다고 지적한다.
애리얼리는 더욱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한다.
실험 참가자에게 처음에 전혀 의미가 없는
두 자리 숫자를 임의로 쓰게 한 뒤,
한 상품을 그 가격에 살지 말지 묻는다.
가령 20을 쓴 사람에게
그 상품을 20달러에 사겠느냐고 묻는 것이다.
물론 답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러고 나서 그 상품을 경매에 내걸면,
80을 쓴 사람은 20을 쓴 사람보다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앵커링(Anchoring)이라고 불리는 효과다.
사람은 명백히 무의미한 것이라도
무의식중에 특정 정보에 이끌린다.
- 다부치 나오야, 확률적 사고의 힘
즉, 의미 없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무의미한 정보에 이끌리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앵커링 효과를 제대로 이해해서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당신의 소중한 돈을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앵커링 효과 3. 성장 기업
앵커링은 주식시장에서도 빈번하게 사용된다.
가령 F사가 수년간 고성장했다고 하자.
사람들은 성장 기업의 성공 확률을 낮게 예상한다고 했지만,
그 기업이 실제 고성장을 실현하면
이번에는 '성장 기업'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 다부치 나오야, 확률적 사고의 힘
저평가된 우량 기업에 투자했을 때
투자 수익을 올릴 확률이 더 높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성장 기업에 빠져버립니다.
나아가 근본 없는 믿음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아직 이익이 없는 기업의 스토리에 유혹되어
소중한 돈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성장 기업에 투자하고 계시면,
분기 보고서를 통해
매출이 이전만큼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 PER 조정
성장률이 높은 기업은 PER이 높다.
F사는 성장력을 인정받아
PER 30배 전후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하자.
얼마 뒤 F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이 둔화되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일단 PER 30배 전후에 형성된 주가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몇 년에 걸쳐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될 무렵,
드디어 F사의 PER이 내려가기 시작해
새로운 수준으로 안정되어 간다.
- 다부치 나오야, 확률적 사고의 힘
성장률이 둔화되어도
한동안 PER을 유지하지만
그 때 정신차리지 않으면
폭락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 새로운 앵커링
사실 주가는 어느 지점이 타당한 수준이라는
정답이 없는 듯하다.
PER은 10배가 타당한가?
20배인가, 아니면 30배인가?
그래서 일단 확립된 주가 수준은 한동안 크게 변하지 않는다.
앵커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앵커링된 배수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지면
드디어 달라져 새로운 앵커링을 찾게 된다.
그때 주가가 크게 변동한다.
- 다부치 나오야, 확률적 사고의 힘
새로운 앵커가 등장하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근본 없는 믿음은 버리고
분기보고서를 꾸준히 읽으면서
기업이 잘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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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7 - [투자와 경제/경제용어] - 당신이 모르는 PER(주가수익비율)의 모든 것
앵커링 효과 4. 청오구삼
과거 한/미 FTA 협상을 진행했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했던 말이다.
김 본부장은 자신의 협상 전술을 소개하면서
'청오구삼'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뜻은 쉽다.
'내가 세 개를 얻고 싶으면
처음에는 다섯 개를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 최철규, 협상의 신
청오구삼을 보면서
어릴 때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5000원이 필요하면,
엄마에게 10000원을 달라고 말해라
그리고 엄마가 돈이 없다고 하시면,
엄마, 그럼 5000원만 주세요 라고 하면
5000원을 얻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협상가로서 자질이 있는 친구였습니다.
앵커링 효과 5. 고깃집
당신이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침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고객응대를 하실 겁니까?
Case A. 손님, 뭐 드실래요 ?
이렇게 물어보면,
열 명 중에 여덟 명은 고기를 시킵니다.
하지만 두 명 정도는 이렇게 말합니다."된장찌개나 냉면 되나요?"
즉, 80% 정도의 손님이 고기를 주문합니다.
Case B. 몇 인분 드릴까요?
오늘 등심하고 안창살이 끝내주는데,
뭘로 드시겠어요?
이렇게 물어보면
Case A 보다 높은 확률로 고기를 주문합니다.
앵커링 효과 6. 맥주
옛날에 협상을 모를 때는
주말에 집에 있다가 술 한잔 하고 싶을 때
아내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여보, 우리 나가서 술 한잔 할래?'
당연히 아내 대답이 곱지 않았습니다.
주중에 그렇게 마셨으니,
주말에는 좀 쉬라는 잔소리나 듣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협상을 알고부터는
아내에게 던지는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여보,
나가서 맥주 한잔할래?
아니면 소주 할래?
- 김영일, 전 주택은행 부행장
협상이란,
인식의 싸움입니다.
상대방의 인식을 당신에게 유리한 기준점에 걸어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고깃집 사례와 부행장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앵커링 효과를 활용하면,
실전 협상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조
- 최철규, 협상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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